세월과 강물
2012. 4. 16. 21:03ㆍText Transform
마광수 장편소설.
자전적인 에세이 형식의 이야기와 그 이야기 흐름을 부드럽게 받아가면서 창작소설이 파도처럼 넘실대는 소설이자 에세이. 장편 소설이라고 떡 하니 표명하였지만 실제 생활 속에 소설적 환타지를 주입하고 싶었던 마광수의 본내가 보인다.
세월이 흘러 나이는 들고 늙어도 인간의 욕망과 본능은 예전 그대로 변치 않는 이 괴리 때문에 생기는 우울과 절망감이라는 정서가 간간히 나오면서 이를 환타지로 극복하는 후반부가 이어진다. 매트릭스의 유명한 대사. 리얼은 뭔가...만지고 보고 느끼는 게 리얼이라면 그건 단지 인간의 뇌에서 해석되는 전기적 신호라고..
환타지를 리얼처럼 여길 수 있다면 노년의 괴로움을 환타지로 해결하면 되는 것 아닌가. 정신착란증과 환타지의 능동적 향유의 아찔한 넘나들기를 여유롭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마광수의 작품은 명쾌하면서도 메시지를 던진다. 형이상학에서 좌절하면 형이하학으로 가지는 않지만 그 반대는 가능하다는 말. 곱씹어 볼 수록 와닿는다. 형이하학에서 좌절했을 때 우리는 형이상학을 추구한다. 그런데 마광수 지론과는 달리 형이상학에서 좌절하여도 형이하학으로 가는 경우를 가끔 경험한다. 참과 거짓을 판단하기 이전에 마광수의 생각은 인간의 행동 패턴에 대해서 이렇게 단순하면서도 재밌는 시각으로 문장화할 수 있다는데 가치를 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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