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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 2011. 4. 30. 16:41

이번 주 금요일 저녁을 장식한 영화는 '여의도'다. 본격 소사이어티 스릴러를 표방한 작품이긴 한데....반전이 좀 더 예측 불가능했다면 괜찮은 작품이 됐을 수도 있었을텐데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하 반전 내용 및 스포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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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는 여의도에서 펀드매니저로 근무하는 황우진(김태우)이 회사에서 부장에게 깨지고 정리해고를 당하는 과정에서 주인공을 괴롭히는 사람들이 살해되기 시작한다. 사채 빚에 시달리고 회사에서는 해고에 몰리고 상사에게 깨지는 상황이 반복되는 황우진은 극심한 고통과 스트레스를 느끼게 된다. 이 때, 어릴 적 수호신과 같은 역할을 했던 친구가 나타나고 주변인물들이 살해되기 시작한다.

 

그럼 범인은 누구겠는가....어릴적부터 수호신이었던 친구? 그러면 영화가 너무 재미없지 않은가. 한 번의 반전으로 황우진이 범인임이 밝혀진다. 어릴적 수호신이었던 친구는 바로 황우진의 환상이었던 것이다. 주인공의 어린 시절의 슬픈 사연(수호신씩이나 불러들여야 할 정도로 강도가 크진 않던데...)들이 간간히 삽입된 것을 보면, 황우진의 수호신 강정훈(박성웅)은 황우진 자기 자신의 어린 시절의 충격을 완화하고 치료하기 위한 자구책이었던 셈이다. 정신 분열의 최종 발전 단계일수도 있고 다중인격이라고 볼 수도 있으려나. 존재하지 않는 이와 지금 바로 앞에서 서로 대화를 나누는 것. 구체적 정신질환의 병명이 무엇이건간에 그것은 황우진이 바라는 강자의 모습이자 의지처이고 바로 그 강정훈은 여의도...아니 대한민국 샐러리맨이 바라는 현실에 없는 슈퍼맨이 아닐까.

 

이런 식의 반전은 관객들이 많이 학습된 패턴이기에 신선도가 떨어지는 편이다. 굳이 반전을 이렇게 한번으로 끝낼 생각이었다면 스릴러 보다는 보다 강한 액션과 보다 강도높은 베드신을 삽입해야 되지 않았을까. 실제로 이 영화는 18세 이상 관람가임에도 술집여자의 샤워신을 빼고는 강도 높은 씬이 거의 없었다고 볼 수 있다. 아예 전라의 샤워신을 빼던지 더 강한 베드신과 폭력적인 액션을 넣던지....그게 아니면 치밀한 구조와 뛰어난 반전을 확보하던지....결국, 스릴러 영화의 요소 중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 빠져버린 이 영화는 대한민국 샐러리맨과 한 집의 가장으로서의 남자의 슬픈 모습을 다시금 재현하는 역할밖에 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 주인공이 마지막으로 선택한 것은 결국엔 자살.....최선의 솔루션은 자살 밖에 없는 대한민국 샐러리맨의 모습인가...

 

영화의 내용을 바꿔 보다 수호신이 다양했으면 어땠을까? 부하를 갈구는 상사의 수호신, 사채업자의 수호신, 주인공의 수호신들이 모여 또 다른 갈등구조를 이루는 것.. 너무 복잡한가? 아쉬움은 크지만 간지나는 수트를 말끔히 입고 여의도에서 주식업무를 하며 술은 언제나 여자끼고 룸에서 마셔주는 능력남들의 모습은 같은 직장에서 같은 업무를 하는 황우진의 모습과 대비를 이루며 조직생활의 복불복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수호신 역할을 한 박성웅의 연기에서 순간 브이 포 벤데타의 브이의 모습이 오버랩되기도 했다. 마스크가 연기자로서의 개성을 확보한 배우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