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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딘스키와 클레의 추상미술

?....! 2011. 5. 14. 14:47

우연히 아이폰 어플로 명화를 접하게 되었는데 그 중에 인상적인 작품이 바로 칸딘스키의 작품이었다. 내 프로필 사진도 칸딘스키의 작품. 그의 작품을 좀 더 찾아보니 색의 밸런스나 작품 속 도형의 구성 등이 아주 깔끔하고 세련되게 표현되어 있어서 무척 관심을 끄는 작품이 많았다. 색깔의 배합이나 그림이 보여주는 도형들의 특이한 구성과 배치, 아주 모던하다고 표현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상당히 세련되면서 알수없는 그림의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보게 된 책이 바로 'The great couples 7, 칸딘스키와 클레의 추상미술'.


결과적으로 내가 원했던 의도에는 살짝 미치지는 못했다. 칸딘스키와 클레의 수많은 작품들을 보여주고 그들의 인생, 생각, 각 작품에 대한 설명이 짧게짧게 나온다. 조금 더 작품 하나하나마다의 심도높은 비평을 원했는데 그런 점은 다른 책을 통해 충족해야겠다.


1800년대 중반에 카메라의 등장으로 그림은 사물, 사건을 똑같이 재현하는 과정보다는 사물, 사건, 현상이 갖는 보다 본질적인 것들을 표현하고자 노력한다. 추상화의 경우도 이런 시대적 배경을 타고 발전한 것이 아닌가한다. 일반인들이 보면 도대체 이 그림의 의미는 무엇이냐고 욕나올 법도 하지만 조금 더 관심있게 지켜보고 생각을 하면 예술가의 의도를 조금이나마 캣치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의도는 클레의 다음과 같은 말에서 함축적으로 설명된다. '예술은 보이는 것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보이도록 만드는 것이다'..."재현"과 "현시"는 의미상 다르다는 것도 이를 설명하기 위한 좋은 단어들이다.


대상을 왜곡하고 아웃라인을 생략하고 블러링을 과감히 사용하는 등 대상의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생략하거나 왜곡을 시키면서 작품을 상당히 추상화시킨다. 칸딘스키는 본질을 표현함에 있어 보다 정교하고 균형감각있게 그리고 세련되게 표현하는 반면 클레의 작품은 보다 위트있고 따뜻한 감정이 들게 만든다. 물론 시대마다 작품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내가 느끼기엔 대체적으로 칸딘스키의 작품이 나에게는 보다 흥미롭다.


칸딘스키가 말하길 순수한 예술가는 내적이며 본질적인 느낌만을 표현하려고 해야 하며 피상적이고 우연적인 것은 무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추상화는 자연의 겉옷을 버리기는 하지만 자연의 법칙을 버리지는 않고 이런 법칙들은 우리가 자연을 외적으로 접근하지 않고 내적으로 접근할 때, 즉 자연을 바라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체험할 수 있을 때 무의식적으로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결국 "현시"에 대한 설명에 반복이다. 


그럼, 어떻게 현시할 수 있을까...'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으로 작품을 감상하는 이마다 색다른 해석과 느낌이 중요한 것인가 아니면 원작자의 의도에 가장 가깝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할까. 어느 정도 형체가 남겨있는 추상화의 경우는 원작자의 의도를 파악하는게 가능하겠지만 전혀 감을 잡을 수 없는 추상화의 경우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난점들은 추상화와 일반 대중 사이의 거리감을 좁히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물론 작품의 의미를 꼭 파악하고 이를 언어화할 수 있어야 제대로 감상한 것은 아닐 것이다. 형이상학적이고 고상하고 철학적인 사유 후에 비평이 가능해야만 그림을 제대로 감상했다고 할 수 있을까. 이런 것이 불가하다면 결국, 바로 보이는 색감, 구성등을 한 눈에 바로 보고 느끼는 감정과 이미지들이 작품을 감상하는데 필요조건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음악보다 미술은 좀 더 적극적인 사고를 요하는 것 같다. 듣는다와 본다....음악을 들을 때는 3~4분의 시간동안 또는 10여 분에서 20여분에 시간 동안 듣는 이의 감정을 요리하지만 그림의 경우는 1초를 보던 한 시간을 보건 순전히 감상자에게 달려있다. 그리고 주어진 시간동안 감상자를 요리하지도 않는다. 떡하니 화두(?)를 던져놓고 감상자에게 질문을 하고 정답없는 그 답은 감상자에게 맡긴다. 물론 음악을 이해하는데 머리가 필요없다는 것은 아니다. 아는 만큼 감동하고 감각이 뛰어날 수록 감동의 크기가 크다는 점은 음악에도 통용될 것이다. 다만, 초심자들에게 미술은 음악보다 더 많은 고민과 사고를 필요로하는 것은 확실한 것 같다. 쉽게 보면 쉬운 것이고 어렵게 보면 어려운 것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