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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간도

?....! 2011. 9. 19. 00:11

원투쓰리 세편을 금요일부터 한편 씩 모두 봤다. 원은 예전에 보고 2,3은 못봤는데 1부터 다시보니 역시 재밌다. 1편도 재미있지만 2편이 더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봤다.

 

1편에서는 경찰로 들어간 조폭 스파이와 조폭으로 들어간 경찰 스파이라는 설정의 재미를 십분 활용한 스릴넘치는 씬이 매우 볼만했다. 2편에서는 예회장을 필두로 펼쳐지는 조폭들간의 비정함이 시종일관 영화의 분위기를 잡는다. 계속 죽이고 죽어나가는 우울함이 매우 달콤하다. 특히, 예회장 역할을 하신 분, 예전에 백발마녀전에서 샴 쌍둥이? 역할로 나온 분 같은데 상당히 묘한 분위기를 잘 연출한다. 백발마녀전에서는 여성적이면서도 표독한 모습을 정말 차갑게 표현해서 어린 시절 꽤 충격이었는데 (그 분이 맞다면) 이번에도 그런 연기력이 발휘된 것 같다.

 

속된 표현이지만 와꾸라고 해야하나. 백발마녀전에서의 오버스런 분장을 지우고 정장을 입고 안경을 낀 현대적 모습이 귀공자의 분위기를 자아내면서도 자세 하나하나에서는 악한 모습과 절도가 베어있다. 강함과 약함, 부드러움과 딱딱함이 묘하게 믹스된 듯한 외모와 연기......국내배우 이경영하고도 약간 닮은 듯한데 이경영이 음적인 방향으로 좀 더 바이어스되었다면 이 분은 약간 양적인 방향으로 바이어스된 듯한 느낌이 든다.

 

개인적으로 조폭들 나오는 (상업적으로) 완성도 높은 영화를 매우 좋아하는데 기본적으로 강렬하고 직설적이고 거친 모습과 동시에 인간들의 생존경쟁의 모습을 가감없이 보여주기때문이다. 거친 인물들의 외양과 달리 그들이 느끼는 내면은 바로 우리들이 느끼는 감정임을 느끼며 공감하지 않을 수가 없다.

 

무간도는 그런 전형적인 베이스에 환경과 개인의 의지와의 관계를 조금더 높은 층위에서 말하고자 했을지도 모른다. 소속에 따른 정체성 혼란에 대한 문제 역시 영화의 무게감을 조금이나마 가중시키는 요소가 되기도한다. 이런 요소에다가 유덕화, 양조위, 그리고 조폭들의 열연에 힘입어 영화의 완성도를 상당히 높였다고 본다.

 

기존에 홍콩느와르가 비정함과 의리를 베이스로 멋진 액션을 입혀 명작의 반열에 오른 것과는 사뭇 다르지만 이런 무간도 코드도 상당 부분 성공했다고본다. 조금더 철학적인 부분을 강하게 했으면 어렵고 따분했을 수도 있으나 재미를 놓치지않기 위해 균형을 잘 잡았다고 본다.

 

3편의 경우는 시간 배열이 다소 왔다갔다하여 혼란스러운 면도 있지만 결국엔 예상되는 결과로 가게되고 이야기는 한번에 이해가되니 걱정할 요소는 아니다. 오히려 그런 편집과 형식을 통해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있지는 않았을까. 복잡한 환경과 거기에 소속된 개인의 불안정한 심리...

 

유덕화의 강렬함과 세심함은 언제나 여전하고 양조위의 우수에 찬 눈망울도 만끽할 수 있다.

 

무간도.............아래 장면은 여러 베스트 씬 중 하나를 골라봤다. 보이지 않는 그 무엇을 위해 다짐하고 전의를 불태우고 무엇을 기리는 단체 행동...예회장 외에는 주변인이었을 뿐이지만 상당히 멋진 장면이다. 남자라면 저렇게 똘마니들 데려다놓고 한번 해보는 것도 해볼만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