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야행

2011. 4. 8. 23:52Visual Transform

원작은 일드였고 국내에서 2009년에 개봉한 것 같은데 전혀 존재했는지도 몰랐던 작품이었다. 아...그 당시 좀 영화와 담을 쌓고 있던 시절이긴 하지......아무튼 언제부턴가 금요일 저녁 킬링타임으로 한국영화를 주로 갈구하게 되는 버릇이 생겼다. 아마 달콤한 인생, 비열한 거리 등의 영화가 기폭제가 되었고 그 이후로 꽤 많은 한국 영화를 보게 되었다. 영화 자체의 내러티브나 구성도 물론 중요하지만 얼마나 감정이입이 되는 씬이 존재하냐가 나의 금요일 저녁에 보는 한국영화의 주된 선택 기준이다. 그러다보니 주로 조폭이 나오고 다소 어두운 톤이면서 우수에 찬 멋진 남자 주인공이 나오고 비극적인 상황과 장면이 펼쳐지는 요소를 가지고 있는 영화를 최우선 순위로 찾게 되는데 그런 한국영화는 거의 다 본 것 같고 찾다찾다가 한석규, 손예진, 고수가 주연한 백야행이라는 영화를 찾게 됐다.


딱히 감정이입이 될만한 장면이 없어서 아쉽긴 했지만 적당히 볼만한 영화였다. 영화시작부터 나오는 손예진의 뒷태는 '바로 이거야!'를 외치기에 충분했지만 영화는 살짝 무미건조한 맛이 있다. 그렇다고 지루하거나 재미없지는 않다. 충분히 재미를 줄만한 요소는 존재하고 중간중간 보는 이를 놀래키는 장면까지..하지만 뭔가 아쉬움이 남는 이유는 무엇일까...


영화에서 요한(고수)의 미호(손예진)에 대한 무조건적인 사랑은 현실감이 떨어지고 둘의 플라토닉 사랑의 기승전결은 영화에서 상당부분 생략된 듯 하다. 다소 비현실적인 사랑이 소재가 되어도 극적인 효과와 긴장감 설득력을 주기 위한 연출이 있었다면 영화의 재미는 배가되었을 것이다. 다소 비현실적인 소재를 가지고도 올드 보이가 재밌었던 이유는 훌륭한 연기자들의 연기도 있었지만 바로 탁월한 연출과 편집때문 아닐까.....


또하나...중요한 순간마다 나오는 클래식은 상당히 유치함을 느끼게 한다. 백조의 호수인가? 이런 조화는 상당히 상투적이고 작위적인 것 아닌가...플래툰의 '왓어원더풀 월드'의 역설적 감동을 재현시키진 못했다.


이렇게 몇가지 아쉬운 부분이 있음에도 충분히 볼만한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손예진의 허리에서 엉덩이로 이어지는 라인은 탄성을 자아내기 충분했고 보다 베드신이 추가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강하다. 특히나 고수와 베드신이 여러번 존재했다면 고수의 헌신도 어느 정도 이해가 가지...그리고 능글맞다고 표현해야 하나....한석규의 형사연기는 깔끔한 엘리트 범생이가 수염을 기르고 억지로 터프하고 와일드한 서민 형사 연기를 하는 듯 하면서도 묘하게 어울리는 구석이 있다. 그가 연기를 하면 안어울리는 듯 하면서 어울리는 긴장감을 주기도 한다. 다음 영화에서는 미묘한 심리묘사를 해야되는 소심하면서 냉정하면서 사이코패스틱한 초특급 엘리트로 본연의 특질을 십분 발휘하는 역할로 만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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