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5. 19. 12:14ㆍVisual Transform
오랜만에 드라마 네 편을 한번에 해치웠다. 최고의 사랑이라는 제목에서 그저그런 평범한 로맨스 코미디 정도물이라고 생각했는데....왠걸..........영화의 가벼움과 진부함을 차승원의 독보적 연기와 뛰어난 각본, 편집, 연출, 음악, 음향효과, 적절한 그래픽이 조화를 이루어 정말 4편까지는 명작의 반열에 올리기에 손색이 없을 정도다. 이 정도면 "흥미도"만을 놓고봤을 때 대한민국 드라마 역사상 Top 5에 놓아도 손색이 없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이 영화가 가치를 발하는 것은 계속된 우연과 오해를 통해 남녀의 사랑이 아주 재미있게 발전된다는 점과 함께 보다 무거운 메시지를 연상할 수 있는 (원작자가 의도했을지는 모르겠지만) 기회를 제공한다는데 있다. Counterpart human의 등장으로 인해 한 개인의 운명과 인생이 어떤 식으로 영향을 받는가에 대한 소고는 이전에도 다뤄왔던 주제들인데 이 영화는 보다 코믹하면서도 무거운 주제에 대한 생각을 아주 깊이있게 성찰하진 않지만 아주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다.
극 중 독고진(차승원)은 계속해서 외쳐된다. '니가 왜...니까짓게 왜....' 한 여성의 등장으로 인해 여러모로 꼬이는 와중에서도 알수없는 감정에 콘트롤하기 어려운 그의 감정과 인생은 그를 힘들게 하고 지치게하지만 또 역설적으로 사랑의 감정도 싹트게 된다. 사랑과 인생, 운명과 counterpart human라는 존재들은 제아무리 "나 독고진이야"를 외쳐대며 자신만만한 독고진에게도 uncontrollable한 것들 아닌가...
비교가 가능할지는 모르겠으나 영화 "나쁜 남자"에서는 한 여자에게 들이닥친 한 남자에 의해 한 여성의 인생과 운명이 어떻게 변화되고 그로인해 한 여성의 삶의 방식과 대응이 어떤 식으로 발전해가는지를 묘사했다면 드라마 최고의 사랑에서는 여자가 남자에게 (주로) 들이닥쳐 남자의 운명과 인생에 변화를 주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영향"이라는 것이 일방적인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살면서 쉽게 깨닫지 않는가. uncontrollable한 상황과 사람이 자꾸 자신의 인생에 개입되는 것을 말이다....확실히 이런 점에서 최고의 사랑의 구애정(공효진)은 독고진(차승원)에게 있어 uncontrollable factor이고 개인의 인생에 개입되고 영향을 주는 보이지 않는 알수없는 요소에 대한 시각적, 사건적, 현실적, 인물적 비유다.
"나쁜 남자"에서의 여주인공은 반항도 하고 거부도 하지만 결국 체념을 넘어 순응이라는 정서에 다다르게 된다. uncontrollable했던 자신의 운명에 결국 적응하게 되고 담담히 나쁜 남자와 함께 차로 이동하며 몸을 파는 장면은 뇌리에서 쉽게 떠나질 않는다.
독고진과 구애정 사이의 정반합의 갈등 과정에서 합의 과정은 분명 아름다운 사랑으로 귀결될 것이 분명하다. 물론 독고진도 uncontrollable 했던 자신의 운명에 대해 분노와 역정을 내보기도 하지만 결국 체념과 인생 무상의 감정을 표현하게 된다. 아래 장면은 1~4편 중 내가 뽑은 최고의 명장면인데 독고진이 그런 정서를 아주 기가막히게 연기한 장면이다. 배경음악과 함께 어우러진 그의 연기와 화면 구도는 마치 가벼운 드라마의 프레임 속에서 또 하나의 영화같은 드라마 속 영화의 장면을 연출한다. 차승원은 마치 인생의 '희노애락애오욕'을 깨달은 마피아의 대부처럼 체념이라는 정서와 매우 거대한 운명의 흐름에 한없이 작아진 인간의 모습을 어깨에 힘을 빼고 기가막히게 표현한다. 차승원이기에 가능했던 장면과 아우라라고 확신한다....
그 외에 윤계상도 정말 완벽남의 연기를 숨막히게 잘하고 있고 공효진은 그런 밉상이 연기인지 현실의 모습인지 구분이 잘 안될정도로 자신의 본래 캐릭터인 것 같아 드라마의 재미를 고조시킨다. 수능 직전 드라마가 방영되었다면 대입에서 한의학과 인기 소폭 상승 예감...
결과가 뻔히 예상되는 다소 진부한 진행으로 흘러가는 것이 TV 드라마의 한계이자 강점이겠지만 충분히 최고의 사랑은 이미 그 목적을 달성했다고 본다. 원작자가 의도했던 것이든 아니든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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