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2011. 10. 4. 10:51Text Transform

가히 명작은 명작이다. 카뮈의 이방인을 대학생 때 보고 10여년이 지난 지금 다시 보고 느낀 지금의 감동은 또 색다르고 오히려 깊이가 깊어진 듯 하다.

 

대립되는 물성의 양립적 표현을 즐기며 사실적이고 간결한 문체는 읽기가 쉬우면서도 시적이다. 1인칭 독백 형태의 서술 형식도 매우 주인공의 내면을 따라 가는데 도움이 된다. 이건 마치 나의 내면이 아닌지.....

 

시종일관 조용하다 폭발하는 주인공의 외침과 분노는 바로 나의 외침이고 우리의 외침이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면 외침과 분노의 대상은 분명 존재하는 듯 하다. 카뮈가 포착한 그 대상은 바로 세상과 사회의 부조리인가? 거창하게 부조리라는 단어로 설명하지 말자.

 

그것은 바로, 태어나면서부터 길들여지고 습관화되고 연기를 해야되는 인간들의 시스템과 위선일 것이다....

 

 

 

.........나는 보기에는 맨주먹 같을지 모르나, 나에게는 확신이 있어. 나의 인생과, 닥쳐올 이 죽음에 대한 확신이 있어. 그렇다, 나한테는 이것밖에 없다. 그러나 적어도 나는 이 진리를, 그것이 나를 붙들고 놓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굳게 붙들고 있다. 내 생각은 옳았고, 지금도 옳고, 언제나 또 옳을 것이다. 나는 이렇게 살았으나, 또 다르게 살 수도 있었을 것이다. 나는 이런 것을 하고 저런 것은 하지 않았다. 어떤 일은 하지 않았는데 다른 일을 했다. 그러니 어떻단 말인가?..............

 

카뮈의 이방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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